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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웅이라 불리는 소방관의 현실?

바다늑대FORCE 2011. 7. 26. 06:03

영웅이라 불리는 소방관의 현실?
낙후된 근무여건 직업만족도 최하위
소방관 정신건강 최악 … 대책마련 시급
 
이하나 기자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1958년 미국의 한 소방관이 화재현장에서 세 명의 어린 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지은 시 ‘소방관의 기도’는 소방관의 희생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각종 화재와 재난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소방공무원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공무원으로 손꼽히며 이 시대의 영웅으로 비유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와 낡은 소방장비는 그들의 임무와 희생정신에 걸맞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국가직 전환 모두가 원하지만...
재원 및 재정적 부담 높아 현실화 어려움

 현재 소방공무원은 ‘정부조직법’상 국가사무직과 ‘지방자치법’상 지방사무직으로 이원화 되어 있다.

지방 소방공무원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소속으로 분류돼 있으며 장비 구매에 소요되는 비용 일부를 제외하면 소방사무 대부분이 지방예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방사무에 관한 국비지원율은 1% 내외로 OECD 회원국의 평균치가 67.7%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이는 현저히 부족한 수치다.
 
따라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족한 국비지원으로 인해 소방예산의 집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여건에 따라 소방인력 충원과 소방장비 구매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별 재정여건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의 편차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ㆍ도의 경계 지역에서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것과 소방방재청장이 지방소방공무원에 대한 지휘ㆍ통제권을 갖추지 못한 것은 긴급한 조치를 방해하고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퇴역ㆍ현역 소방관들의 모임인 전국소방발전협의회에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관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 대다수가 국가직으로의 전환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국가직 전환에 관한 내용은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하나의 방안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직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을 위해서는 지방소방청을 설치하는 등의 재원ㆍ재정 부담도 크고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도 필요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갈길 먼 소방공무원 3교대
지자체 예산 없어 인력충원 한계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9년 3교대 근무체계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신규인력을 증원하고 소방력을 재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소방방재청은 2010년까지 전국의 모든 소방공무원의 3교대 전면 실시를 약속했으며 현재까지 5,952명의 신규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소방공무원의 평균 3교대 근무율은 70%에 불과했으며 서울과 경기도 등은 평균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방공무원과 근무형태가 유사한 경찰공무원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전면적으로 3교대 근무를 시행했다. 또한 2007년에는 공무원 정규근무시간인 주 40시간에 맞춰 4교대 근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소방공무원은 각 지자체의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완전한 3교대 조차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3교대가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도 교대조의 충분한 인력이 보충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진행되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기도 하다.
 
3교대 근무 실시율이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서울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규인원 채용 계획을 밝히고 있다. 울산 역시도 3교대를 위한 부족인력을 채우려고 3년 만에 신규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사정에 따라 충원인력의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 역시도 소방공무원의 전면적인 3교대 실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과 울산, 경기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3교대 근무가 100% 진행되고 있다”며 “소방공무원의 업무가 과중되는 등 다소 부작용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2012년 말까지 1,800여명의 신규인력을 추가로 채용해 재배치하는 등 원활한 3교대 실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초과근무수당 지급 판결 잇달아
청, 판결 최종 확정 되는대로 대책 마련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소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청구소송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0일 전주지법은 제주지법에 이어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편성 범위와 상관없이 소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두 번의 소송에서 법원이 모두 소방공무원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앞으로 관련 소송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7~2009년 9월) 예산부족을 이유로 소방관에게 지급되지 않은 초과근무수당은 총 2,505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시도별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현황으로는 경북이 48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도가 294억원, 서울 259억원, 강원 227억원, 전남 227억원, 경남 194억원, 충남 190억원, 전북 149억원, 부산 115억원, 충북 86억원, 대전 77억원, 제주 45억원, 울산 43억원, 광주 42억원, 인천 37억원, 대구 3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지자체를 상대로 초과근무수당과 관련한 소송에 참여한 소방공무원은 전국적으로 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송금액 역시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소방공무원들과 법원에서 논쟁을 펼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몇백억원의 초가근무수당을 고스란히 지급해야되는 결과를 떠안게 돼 이를 해결할 예산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그동안 각 지자체는 ‘제소 전 화해’ 방식을 통해 소방공무원이 소송을 취하하도록 합의점을 이끌어 낸 경우도 있었다”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에 있으므로 판결이 확정되면 적절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방관 PTSD 심각한 수준
종합적인 정신건강 관리대책 필요

 
소방방재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10명 중 4명 정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유사 공무원 조직인 군인 및 경찰공무원에 비해 소방공무원의 PTSD 빈도는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장 큰 원인은 ‘처참한 시신 목격 및 수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 지방자치단체 내에서 소방관 3명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일각에서는 직무로 인해 발생된 외상 후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가 크게 부각되자 소방방재청은 현재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먼저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 소방전문 치료센터를 지정했으며 이를 통해 해마다 소방공무원들의 PTSD 진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정신건강관리 상담 및 치료, 특수건강검진 등 소방공무원 건강관리를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치료자가 지정된 의료기관을 선택ㆍ치료하면 정부가 치료비를 후불로 지급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국가유공자법과 공무원 연금법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가 많은 부분 개선됐다”며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하나 기자
andante@fpn119.co.kr

출처 : 119해병-바다늑대Forever
글쓴이 : 바다늑대[507]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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