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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PARASITE) 본문
]
줄거리
“폐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ABOUT MOVIE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의 만남이 빚어낸 신선한 스토리
“같이 잘 살면 안 될까요?”
공생이 어려워진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전작을 통틀어 최초로 가족 구성원을 부모와 자녀가 다 함께 있는 형태로 설정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적 특성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영화다. 주인공들은 지금 여기, 마치 우리 옆집이나 옆 동네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두 가족이다. 이 두 가족은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닮은 점도 있지만 그 삶의 형편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라 일상에서 만날 일도 엮일 일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외 면접’이라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두 가족 사이에 연결점이 생기고, 예측 불가능한 만남이 시작된다.
돌이켜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현시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설국열차>에서는 부와 권력에 따라 서열화된 우리 시대 계급 문제가 보였고, <옥자>에서는 공장식 축산 시대 속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문제가 있었다.
그런 그가 <기생충>에 등장시킨 주인공은 도저히 만날 일 없어 보이는 극과 극의 삶의 조건을 가진 ‘두 가족’이다. ‘어설픈 의도’와 ‘몇 번의 우연들’이 겹치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두 가족의 운명은 공생(共生)을 꿈꾸는 것 자체가 점차 공상(空想)이 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영화 <기생충>에는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 가족의 충돌이 매번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을 터트리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슬픔을 선사하지만 <기생충> 인물 그 누구도 악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항상 상생 또는 공생을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느낀다. 그것은 개인의 의지나 잘잘못과 무관한 것이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함께 잘 산다’는 것에 대해 그만의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
예측불허의 삶을 가로지르는 코미디와 서스펜스 그리고 슬픈 공감!
장르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가족희비극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자신만의 화두와 스타일로 신선한 소재를 흥미롭고 완성도 높게 다뤄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사랑을 두루 받아왔다.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이 빚어낸 새로운 이야기에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을 담아 봉준호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선보여 왔었다.
7번째 장편 <기생충>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재미를 선사한다. 온 가족이 전원백수인 기택네 가족은 요금을 못내 가족 전원의 핸드폰이 끊길 정도로 살기 막막하다. 하지만 평화롭기 그지없는 가족들의 일상과 대화는 상황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가족의 고정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과외 선생 면접을 통과해야만 하는 기택네 장남과 막내 딸의 포부는 치밀한 범죄모의라기 보다는 가족들의 평범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엉뚱한 절박함으로 느껴져 헛웃음을 짓게 한다.
<기생충>은 두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같이 잘 살고 싶었던 백수 가족의 엉뚱한 희망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극의 전개는 현실과 인생의 특성이기도 한 희비극적 정서를 충격과 공감으로 전해주며 봉준호만의 가족희비극을 완성해 냈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
두 가족의 흥미로운 앙상블 <기생충>
두 가족을 밀접하게 쫓아가는 <기생충>에서는 무엇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완성해 줄 배우들의 존재가 중요했다. 또한 가족을 연기해야 하기에 개인의 존재감 못지않게 한눈에도 가족이라고 납득할 수 있는 배우들 간의 호흡과 앙상블 역시 놓칠 수 없는 포인트였다.
전원백수 가족 기택네의 경우 가장 기택에는 송강호, 장남 기우에는 최우식 배우가 영화 착상 단계부터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봉준호 감독이 전작 <옥자>를 촬영하며, 최우식 배우를 눈여겨본 덕분에 이들이 부자(父子)로 나오면 재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이후 연기는 물론, 최우식과 눈매가 닮아 남매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자아내는 박소담 배우가 막내 딸 기정으로 캐스팅됐고, 이어 영화 <우리들>에서 현실감 물씬 풍기는 엄마를 연기해, 봉준호 감독의 눈에 포착된 장혜진 배우가 송강호 배우의 아내 충숙으로 낙점되며 하나의 가족이 완성됐다.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과외 선생으로 발을 디디게 되는 부잣집 박사장네는 흔히 드라마에서 보던 익숙한 부자의 이미지, 재벌가와는 무척 다른 젊고 나이스한 인물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로 채워졌다. 스스로 글로벌 IT 기업을 일군 유능한 엘리트 박사장 동익에는 이선균 배우가, 순진하고 사람 잘 믿는 아내 연교에는 조여정 배우가 캐스팅됐다. 그리고 그들의 장녀 다혜 역에는 정지소가, 귀여운 막내 아들 다송 역에는 정현준이 오디션을 통해 가족으로 합류하게 됐다.
이렇듯 고유한 매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8명의 배우들로 색다른 두 가족이 탄생하게 됐다.
<설국열차> 홍경표 촬영 감독, <옥자> 이하준 미술 감독, 정재일 음악 감독
한국 영화의 가장 눈부신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영화!
한국영화 최고의 스탭들이 <기생충>을 위해 뭉쳤다. 최근작에서 세계적 스탭들 및 테크놀로지와 함께 했던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에서는 100% 국내 스탭들과 그들의 재능을 모아 한국영화의 눈부신 현재를 확인하게끔 해준다.
<마더>, <설국열차> 등의 작품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을 탄생시켰던 홍경표 촬영 감독, <하녀>, <도둑들>, <옥자> 등에서 촬영 효율과 미장센의 황금 조합을 구현해 온 이하준 미술 감독, 영화 음악가이자 창의적 음악 아티스트로 다양한 작업을 이어왔으며 <옥자>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만들었던 정재일 음악 감독이 <기생충>을 스크린으로 불러내는데 함께 했다. 또한 영화 <마더>, <도둑들>, <독전> 등에서 인물의 성격과 매력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던 최세연 의상 감독과 <설국열차>, <검은 사제들>, <밀정>, <곡성> 등의 배우들에게 새로운 캐릭터의 얼굴을 찾아주었던 김서영 분장 감독도 힘을 보탰다. 이렇듯 봉준호 감독의 전작에서 좋은 호흡과 시너지를 냈던 국내 최고 수준의 스탭들이 다시 한번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춰 <기생충>의 눈부신 퀄리티와 섬세한 완성도를 이뤄내는 데 기여했다.
PRODUCTION NOTE
반지하 전원백수 기택네 집부터 언덕 위의 박사장 집까지!
극과 극 두 가족의 삶의 공간을 담아낸 프로덕션 디자인!
<기생충>에 펼쳐진 공간은 영화의 스토리와 직결된다. 로케이션과 실제 오픈 세트가 동시에 사용된 <기생충>의 프로덕션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가족의 공간인 반지하 집에서 출발해 언덕 위 박사장 집에 이른다. 기우의 과외 면접 동선이기도 한 이 수직 구조는 두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한다. 따라서 기우가 면접을 보러 가는 동안 오르는 계단들과 다시 반지하 집에 이르기 위해 내려가야 하는 계단들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넘어 역시 현대사회의 수직적 질서에 대한 메타포로 기능하고 있다.
줄거리 60% 이상의 무대가 되는 박사장 집은 유명 건축가가 지었다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취향과 예술적 혜안이 반영된 건축이어야만 했다. 특히 굽이굽이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비밀이 나오는 것 같은 이 집의 독특한 구조는,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주문한 사항이었다. 관객들에게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주거 공간으로 비춰지면서도, 캐릭터들이 만나고 단절되는 다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두 집 사이의 대조와 각 공간의 리얼리티, 그리고 영화의 메시지를 내포한 다수의 디테일을 통해 완성된 <기생충>의 공간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으나 엮일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족의 삶의 배경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리고 인물의 동선을 따라 드러나는 비밀과 사건들에 훌륭한 이유를 제공한다.
INTERVIEW WITH DIRECTOR
Q. 제목 <기생충>은 어떤 의미인가?
A. 영문 제목이
Q. <기생충>의 장르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A. 인간 드라마다. 현재적인 동시에, 동시대성이 강한 영화다. 얼핏 독특하고 유니크한 상황들의 연속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가 신문이나 뉴스나 인터넷에서 스쳐 지나가듯 봤을 법한 일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무척 현실적인 드라마인데, 굳이 누군가가 ‘범죄드라마다, 또는 코미디다, 슬픈 휴먼드라마다, 공포 스릴러다’라고 한다면 부인하지는 않겠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예상을 뛰어넘으려 했고 <기생충> 또한 그런 영화가 되길 바란다.
Q. <기생충>에 나오는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그들은 어떤 가족들인가?
A. 기택 가족은 특별한 삶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데 그조차도 쉽지 않은 반지하에 사는 서민 가족이다. 반복되는 실패를 겪은 가장 기택과 대학 입시에 수차례 실패한 후 백수로 지내고 있는 아들과 딸. 그다지 잘 풀리지 않은 운동선수 출신의 아내로 구성되어 있다.
박사장 가족은 IT기업 CEO로 (재벌가는 아닌) 새롭고 유능한 부유층 가족이다. 박사장은 열심히 일하는 워커 홀릭 가장 같다. 그리고 젊고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고등학생 딸과 어린 아들. 이상적인 4인 가족처럼 보일 수도 있는, 세련된 도시 부유층 가정이다.
Q. 두 가족의 캐스팅을 어떻게 했는지, 이유와 과정이 궁금하다.
A. 개개인도 중요했지만, 마치 축구팀이 구성되듯 서로 간의 조화와 앙상블이 중요했던 영화다. 가족이라는 느낌이 한눈에 믿어져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고려했다. 맨 처음, 송강호 배우가 기택이 되었고, <옥자> 촬영을 하면서 최우식 배우가 송강호 배우의 가냘픈 아들을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기 잘 하고 묘한 현실감을 풍기는 배우 박소담 씨가 최우식 배우와 닮은 눈매와 인상으로 그의 동생인 기정이 되었다. 가족이란 무척 육체적인 관계이기에 그들의 닮은 뉘앙스는 중요했다. 장혜진 배우는 <우리들>에서 생활감 있으면서도 자기만의 결과 힘이 느껴지는 느낌이 좋아서, 송강호 배우가 연기하는 기택의 박력 있는 아내로 자리 잡았다. 박사장 가족은, TV 드라마에서 보는 상투적인 부유층의 느낌이 아닌 젠틀하고 친절한 이미지와 분위기를 가진 배우들이 필요했다. 박사장 역의 이선균 씨는 원래도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점이 인상적이었고, 그의 아내인 연교 역의 조여정 배우는 아마 엄청나게 깊은 다이아몬드 광산인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듯해서 그 일부라도 채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캐스팅하게 되었다. 한 명이 주인공인 영화가 아니라 두 가족이 끌고 가는 영화이기에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팀에 꼭 필요한 플레이를 해 주는 축구 선수 같은 느낌들로 각자 다 잘 해주어서 무척 고맙다.
Q. 이 영화가 지금의 사회에 대한 어떤 소묘라고 생각하고 만드셨는지 궁금하다.
A. 극과 극으로 양극화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있는 우리 시대의 슬픈 코미디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외의 대안이 없는, 자본주의가 유일한 세계 질서가 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맞닥뜨린 부정할 수 없는 질서다. 현실에서는 영화에 나오는 백수 기택 가족과 박사장 네의 동선은 절대 겹칠 일이 없다. 유일하게 양극단의 경제 계층 사이에 동선이 겹치는 경우는 과외 선생님이나 가사도우미 같은 직군에 해당된다. 숨결이 맞닿을 정도로 밀접하게 두 계층이 만나는 순간이 있다. 이 영화는 두 계층이 만나 어느 한쪽도 악한 의도를 품고 있지 않지만, 자칫 삐걱거릴 경우에 벌어질 수 있는 균열과 파열음을 따라간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는 사실은 보이지 않는 신분과 계급이 있다. 그걸 잘 포장해서 감춰보려고 하고, 표면적으로는 신분제를 구시대의 유물처럼 비웃지만, 계층 간에 건널 수 없는 선이 짙게 그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양극화되어 있는 사회의 모습이 두 계층이 만나는 묘한 접점에서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우리 살갗에 와닿는 것처럼,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그 틈새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Q.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주면 좋겠는가
A. 그냥 보고 나서 온갖 생각이 드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보고 나면 웃기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갈래 없이 드는 생각들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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