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유도하는 피뢰침은 건물의 안전장치 18세기 미국의 과학자 벤자민 프랭클린에 의해 번개가 ‘전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번개는 벼락과 천둥을 동반하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물론 지금도 미국에서는 홍수 다음으로 인명을 앗아가는 자연재해로 벼락을 꼽을 정도이므로 만만하게 볼 대상이 아니다. 번개는 한마디로 대기 중의 방전현상이다. 공기는 절연체이므로 기본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전하(+)와 음전하(-)를 띤 구름과 구름, 구름과 지면 사이에 전압이 높아지면 극히 짧은 시간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또 구름이 담고 있는 전하량의 한도가 넘게 되면 하늘에서 전하덩어리가 떨어진다. 이것이 구름과 땅 사이의 방전으로, ‘벼락’이라고 한다. 결국 번개가 땅으로 떨어지면 벼락이 치는 것이다. 번개가 칠 때의 전기량은 1회에 전압 10억 볼트(V), 전류 수만 암페어(A)에 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5000A의 벼락은 100W의 전구 7000개를 8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눈으로 번개를 볼 때 나타나는 선은 전하가 이동하는 가장 짧은 경로를 나타낸다. 번개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내려오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땅 위에 뾰족한 물건이 있으면 재빨리 그곳으로 이동한다. 벼락이 칠 때 우산을 쓰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번개를 무서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벼락 때문이다. 벼락은 전체 방전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때의 전하덩어리를 사람이 맞을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벼락을 신의 응징으로 생각하던 과거에 신성한 교회의 탑 꼭대기에 벼락이 치는 상황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아이러니하게 다가갔을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번개나 벼락이 다른 곳에 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이제는 번개를 건물로 유도한다. 바로 피뢰침을 이용한 것이다. 피뢰침은 전하의 흐름인 번개를 뾰족한 금속 끝으로 오게 만들어 지면으로 접지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피뢰침은 프랭클린이 발명한 것으로 발명 초기에는 번개를 끌어들인다고 인식돼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하지만 피뢰침으로 떨어진 번개가 안전하게 지면으로 유도되는 것을 보고 피뢰침은 건물의 안전장치로 인정받게 됐다. |
몸을 낮추고 주변보다 높은 곳은 위험 장마철에는 뉴스를 통해 가끔 골프장에서 벼락을 맞고 사망한 사고가 알려지곤 한다. 다른 곳도 아닌 골프장에서 번개에 의한 인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골프장은 평지이거나 낮은 구릉이다. 음전하의 덩어리가 지상으로 내리칠 때는 가장 짧은 경로를 찾는데 평지에서 골프채를 가진 사람은 일단 번개의 표적이 되기 쉽다. 동시에 전하가 많이 모여 있는 뾰족한 곳(전위차가 큰 곳)을 찾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지나 산 위에서 번개를 만났을 때는 몸을 가능한 낮게 하고, 돌출된 능선이 아니라 낮은 지대의 숲길로 돌아가거나 웅덩이처럼 우묵하거나 동굴 속으로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고를 당한 등산객을 보면 대부분은 주변 지형지물보다 높은 곳에 있다가 벼락에 감전됐다. 특히 나무 밑은 벼락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피해야 한다. 자동차에 타고 있을 때는 차를 세우고 차 안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안전하다. 벼락이 자동차에 떨어져도 전자는 자동차의 표면에만 있게 되고, 차 내부의 전기장은 0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표면에 쌓인 엄청난 양의 전자는 땅에서 제일 가까운 부분 즉 바퀴에서 땅으로 방전된다. 일반적으로 높은 건물에 있을 때 번개가 치기 전에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피부가 찌릿찌릿할 때는 벼락이 떨어질 징조이므로 재빨리 바닥에 엎드리도록 한다. 집에 번개가 치면 상수도관이나 전선을 따라 전류가 흐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번개가 칠 때 전화 통화를 하고 있거나 샤워기로 목욕을 하면 번개를 유도할 수도 있다. 번개가 생길 때 전류가 통하는 물건을 높이 치켜드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자신의 키보다 높은 우산이나 골프채는 순간적으로 번개를 부르는 피뢰침이나 마찬가지. 우산이나 낚싯대, 골프채 같은 전기가 통하는 뾰족한 물건은 버리고 이로부터 멀리 피하는 게 상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