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늑대FORCE
2008. 2. 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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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길이 굳게 빝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줌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 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 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졌습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을 ,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것잡을 수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밖이에 들이부엇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엿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 님의 침묵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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